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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정보 - 정책·제도

큰소리친 후분양 슬며시 ‘없던 일로’

국토부 ‘수도권 30만가구’ 선분양 하기로…집값잡기 서두르다 혼선만

2022년까지 공공분양 아파트의 70%를 후분양으로 확대하겠다던 국토교통부의 방침이 사실상 흐지부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르면 2021년부터 입주자 모집(분양)을 하겠다는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에서 ‘후분양’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달 28일 국토부가 배포한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 첫 지구 지정’ 자료에 따르면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과천,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의 최초 입주자 모집 시기가 이르면 2021년 하반기 또는 2022년 하반기로 계획돼 있다.
  
올해나 내년께 지구지정을 완료하고 지구계획 수립 및 보상 등의 공공택지 개발 절차를 고려하면 착공 무렵 선분양하기에도 일정이 빠듯하다. 보금자리주택을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대폭 줄인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지구 지정에서 착공까지 2~3년이 걸렸다. 더욱이 3기 신도시의 경우 주민 반발도 큰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후분양 계획을 구체적으로 잡고 있지 않고 30만 가구 공급 모두 선분양으로 입주자 모집 계획을 세운 것”이라며 “후분양은 상황에 맞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정부는 2022년까지 공공분양의 70%를 후분양하기로 했지만 3기신도시 차질 우려가 커지자 이를 계획에서 제외했다. 사진은 2014년 공사가 한창인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전경.[사진 중앙포토]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르면 공공주택사업지구에서 공공주택 수는 50% 이상으로 정해져 있다. 최소한으로 봤을 때 30만 가구 중 15만 가구가 대상이다. 이 중 임대를 제외한 분양 물량은 25% 이하로 3만7500가구다.
  
국토부의 원래 청사진대로라면 이 물량의 70%, 즉 2만6000여 가구가 후분양으로 공급돼야 한다. 공공분양 물량 중에서도 신혼희망타운 물량 등은 후분양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국토부의 방침이지만 이를 빼더라도 후분양 물량이 만만치 않다.
  
당초 국토부는 선분양 제도로 인한 하자 문제, 분양 당시와 완공 후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문제 등으로 후분양 제도를 확대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우려가 컸다. 공급 속도가 문제였다. 후분양의 경우 통상 착공 후 공정률 60% 이상일 때 입주자 모집을 한다. 그만큼 공급이 늦춰진다.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은 치솟는 서울 집값 잡겠다며 나온 대책이다. 빠른 공급이 중요하다. 정부가 후분양에서 슬그머니 물러난 이유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지구 지정이 완료된 뒤 공공분양 물량 계획이 확정되면 후분양 물량에 대해 검토하겠지만, 집값 안정을 위해 빠른 공급이 중요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후분양으로 갈 경우 분양가 상승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분양 시점이 늦어지면서 땅값과 건축비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민간택지 아파트의 분양가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서 분양가를 옥죄자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반포경남)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후분양 검토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선분양이든 후분양이든 시장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인데 규제 차원에서 접근하다 보니 결국 정책에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토부가 후분양 제도와 관련해 면밀한 검토 없이 선언적으로 출발했다가 방향성을 잃은 것 같다”며 “공공분양 사업시행자인 LH와 지역 도시공사가 금융비 부담이 큰 대규모 후분양을 추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