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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정보 - 시장동향

3.3㎡당 1억 아파트도 샀다…뛰는 집값 뒤 30대 큰손들

30대 거래 비중 크게 늘어 40대 추월…집값 급등, 분양시장 소외에 적극 매수

3.3㎡(평)당 1억원에 거래된 서울 강남 아파트 매수자는 30대였다. 지난 8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59㎡(이하 전용면적)가 23억98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정확히 3.3㎡당 9878만원이다.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36세 K씨가 샀다.
 
앞서 지난 7월 강남구 도곡동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타워팰리스 174㎡를 자기 돈 들이지 않고 빌린 돈만으로 30억원에 산 사람도 30대였다.  
 
집값이 꿈틀대는 서울 주택시장 뒤에 30대 큰 손이 있다. 30대가 40대보다 더 많이 집을 매수했고 고가 시장에도 자주 보인다. 하지만 집값 과열이 우려될 때마다 등장하고 거래에 일부 의심스러운 뭉칫돈이 나와 일부는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 지난 7월 이후 30대가 아파트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증하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 정부는 8월 이후 이상거래로 의심되는 1200여건에 30대 거래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자금 출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수자 연령별 분포에서 올해 초 25%이던 30대가 지난 8월 30%를 넘어서며(30.4%) 40대(29.1%)를 제쳤다. 서울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지난 7월 이후 서울 주택거래 급증세를 30대가 주도했다. 7~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직전 5~6월보다 97% 늘었고 30대가 가장 많은 138%의 증가율을 보였다.     
  
마포·성동·서대문·동작구 등서 급증
 
가격대가 중상위권인 지역에서 30대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마포·성동·서대문·동작구 등에서 비율이 몇 개월 새 10%포인트 정도 오르며 40대를 확실히 제치고 35~40%까지 뛰었다.  
  
집값이 비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선 여전히 40대가 가장 큰 손이지만 30대 비중이 커졌다. 강남구가 올 초 15.7%에서 8월 22%로 늘었다. 
  
서울의 일반가구수에서 30대(68만가구)가 40대보다 10만가구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30대의 활약이 더욱 크게 보인다. 
  
30대는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층이 두텁다. 2017년 기준 30대 무주택 가구 비율이 67%로 40대(48%)보다 훨씬 높고 무주택 가구 수(46만가구)도 40대보다 7만가구 많다. 30대 주택 매매의 대부분은 실수요 거래로 파악된다.   

▲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연령대별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초 집을 사지 않다가 최근 두드러지게 매수에 나선 것은 집값 불안감 때문이다. 2017년과 지난해 집값 급등기에 주택 매수를 놓쳐 후회하고 있다가 최근 집값 상승세에 뒤늦게 뛰어든 것이다.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 매년 집값 급등이 반복하고 있다. 현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2017년 초 5억원대였던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격이 올해 들어 8억원을 넘어서며 2년 새 40% 넘게 올랐다.    
  
30대 청약가점이 낮아 ‘로또’ 분양시장에서 소외된 것도 이들이 기존 주택 시장으로 나온 배경이다. 지난 5월부터 예비 당첨자 선정 비율이 전체 분양물량의 80%에서 500%로 확대돼 30대가 무순위에서도 분양받기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기존 주택시장에서 뛰는 집값에 쫓기고 분양시장은 들어갈 틈이 없어 30대 마음이 급해졌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구입에 자기돈 5억 있어야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떨어지는 30대가 만만찮은 집값을 어떻게 마련할까. 지난 7월 이후 실거래 신고된 서울 아파트 1만5463가구의 평균 거래 가격이 8억2000만원이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선 2804가구가 평균 15억원에 거래됐다. 
  
8억2000만원 아파트의 대출한도가 LTV(담보인정비율) 40%인 3억2800만원이다. 한도까지 대출 받으려면 DTI(총부채상환비율) 40% 규제로 연 소득이 6000만이 돼야 한다. 강남3구 평균 가격 아파트를 사는데 대출한도가 6억원이고 자기 돈 9억원이 있어야 한다. 대출받는 데 필요한 소득은 연 1억1000만원이다.
  
통계청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전국 30대 근로자가구의 소득이 연 6000만원 정도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는 층의 소득이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 평균 연봉이 억대인 대기업이 적지 않고 대기업 맞벌이 부부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의사 등 전문직 외에 재벌 2세, 게임 등 벤처기업가, 연예계 등 큰돈을 만지는 30대도 적지 않다. 
  
미드미디앤씨 이월무 대표는 “강남 학원 강사들 가운데 현금 부자가 흔하다”고 전했다.
  
최근 강남 고가 아파트 매수자도 고소득으로 보인다. 3.3㎡당 1억원에 아파트를 산 30대가 대출받은 돈이 4억원이다. DTI 40%를 맞추려면 연 소득이 7500만원 이상인 셈이다. 44억3000만원에 반포주공1단지를 산 30대 부부는 LTV 40% 한도인 17억6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연 소득이 3억3000만원 이상이어야 대출받을 수 있는 돈이다. 
  
하지만 대출액보다 훨씬 많은 나머지 돈을 30대가 갖고 있기가 쉽지 않다. 3.3㎡당 1억원에 산 30대는 등기부등본에는 4억원 대출만 나와 나머지 20억원은 다른 방법으로 마련한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44억3000만원에 반포주공1단지를 산 30대 부부는 예금으로 16억원을 갖고 있었고 담보대출 이외의 대출로 12억원을 빌렸다.  
  
자기 자금 하나 없이 19억원 임대보증금을 안고 30억원 타워팰리스를 산 30대는 11억원을 담보대출 외의 방식으로 마련했다. 
  
업계는 30대가 동원한 거액 자금의 출처로 ‘금수저’를 꼽는다. 부모·가족에게서 뭉칫돈이 들어온 것이다. 일부는 합법적인 흐름이 아닌 수상한 자금으로 의심되기도 한다.

▲ 30대가 제출한 이상 자금조달계획서 사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토부가 지난 1일 부동산시장 보완방안, 7일 실거래가 고강도 합동조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상 거래의 사례로 제시한 14건 중 6건이 30대 매수다. 지나치게 많은 차입금이나 10억원이 넘는 현금 등이 주택 매수자금으로 쓰였다.   

정부 주거사다리 정책 실패했나 
 
30대 이상 거래가 7일 정부가 밝힌 합동조사의 집중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8~9월 이상거래로 의심되는 1200건을 우선 집중조사하기로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0대의 일부 무리한 주택 구입과 의심스러운 거래는 불안정하고 일그러진 주택시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의 실패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017년 11월 ‘사회통합형 주거사다리 구축을 위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30대 이하인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주거안정을 위한 청년주택·공공임대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다.  
  
정부의 주거사다리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도 전에 불안한 집값에 30대가 주택매매시장으로 몰리는 것이다.